
안녕하세요, 영화/드라마 블로그 독자 여러분!
자극적이고 빠른 정보가 넘쳐나는 ‘도파민 중독’ 시대에, 잠시 멈춰 서서 우리 주변의 평범한 삶과 노동의 가치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조용한 울림의 다큐멘터리 영화가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바로 박민수, 안건형 감독이 연출한 영화 ‘일과 날(Works and Days)’ 입니다. 과연 이 영화가 어떤 매력을 지니고 있으며, 우리의 궁금증을 어떻게 해소해 줄지, 그리고 흥행 가능성은 어떨지 함께 깊이 들여다보겠습니다.
평범함 속에 숨겨진 비범함: 영화 ‘일과 날’ 심층 분석
영화 ‘일과 날’은 단순히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넘어, 현시대에 깊은 성찰을 던지는 작품입니다. 우리 사회의 근간을 이루지만 좀처럼 조명받지 못했던 평범한 사람들의 삶 속으로 깊숙이 파고들어, 그 안에 깃든 존엄과 가치를 묵묵히 길어 올리는 영화죠. 특히, 강하늘, 유해진 주연의 2025년 개봉 예정 범죄 영화 ‘일과 날’과는 전혀 다른, 2024년 제작된 박민수, 안건형 감독의 다큐멘터리에 초점을 맞춰 설명드릴 예정입니다.

1. 영화 ‘일과 날’ 기본 프로필 한눈에 보기
독자 여러분이 가장 궁금해하실 영화의 핵심 정보를 먼저 정리해 드립니다.
항목 | 내용 | 출처 |
---|---|---|
제목 (국문/영문) | 일과 날 / Works and Days | |
감독 | 박민수, 안건형 | |
장르 | 휴먼 다큐멘터리 | |
러닝타임 | 84분 (일부 자료에서 89분으로 표기되어 있어, 페스티벌 상영본 등 버전 차이 가능성 있음) | |
국내 개봉일 | 2025년 7월 16일 | |
제작사 | 비우무비 (Biu Movie) | |
배급사 | 스튜디오 에이드 (Studio Ade) | |
주요 수상 내역 |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2024) – 비프메세나상 (최우수 다큐멘터리상) | |
관람 등급 | 전체 관람가 (등급 분류 진행 중이었으나, 최종 확정) | |
주요 제작진 | 제작: 임보람 / 촬영: 공원준, 안건형 / 편집: 박민수, 안건형 / 음악: 정상인 |
이 영화는 이미 국내외 유수 영화제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으며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앵글 경쟁 부문에서 최고 다큐멘터리에게 수여되는 ‘비프메세나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었습니다.


2. ‘일과 날’, 무엇이 특별한가요? – 영화의 핵심 철학과 연출 미학
이 영화가 단순한 기록을 넘어 관객에게 깊은 울림을 주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A. 고대 서사시에서 길어 올린 ‘노동’의 보편성 영화의 제목은 기원전 7세기 그리스 시인 헤시오도스의 서사시 《일과 날 (Works and Days)》 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이 고대 서사시는 농업 노동의 신성함과 정의, 그리고 인간의 숙명으로서의 노동을 노래하는데요. 영화가 이 제목을 차용했다는 것은 단순히 현대 한국 사회의 노동자들을 기록하는 것을 넘어, 노동이라는 인류 보편적이고 근원적인 행위의 의미를 탐구하려는 거대한 철학적 포부를 지니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영화는 아침에 눈을 떠 일하고, 집으로 돌아와 잠드는 지극히 평범한 행위들이 헤시오도스의 시와 만나 장구한 역사를 지닌 인간 숙명의 일부로 재해석되도록 이끕니다. 영화 도입부에는 “필멸의 인간들 눈에 쟁기질할 시간이 모습을 드러내면 그대는 지체 없이 일을 시작하라”는 헤시오도스의 구절이 인용되기도 합니다.
B. ‘관찰의 철학’이 담긴 담담한 시선과 연출 ‘일과 날’의 연출 방식은 매우 인상적입니다. 제작진은 ‘픽스 카메라(fixed camera)’를 사용하여 노동의 움직임을 정직하게 담아내고, ‘담담한 시선’으로 인물들의 삶을 관조합니다. 이는 감독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대상에 대한 깊은 존중을 표하는 윤리적인 태도에서 비롯됩니다. 카메라는 섣불리 감정을 유발하거나 극적인 순간을 포착하려 애쓰지 않고, 피사체가 지닌 고유의 리듬과 시간이 스크린 위에 자연스럽게 축적되도록 인내심을 갖고 기다립니다.
영화평론가 홍은미는 이 영화가 “개인의 생을 ‘우리’의 사회적 삶으로 섣불리 일반화하지 않는다” 고 평했습니다. 영화는 ‘노동자의 현실’이라는 거대 담론을 구축하려는 유혹을 과감히 거부하고, 대신 각자의 삶에 깃든 “고독과 불안”과 동시에 분투하는 “보통의 양심과 책임감”을 개별적인 것으로 존중하며 병치시킵니다. 이를 통해 관객은 일반화된 교훈이 아닌, 개별적 삶의 고유한 결을 생생하게 마주하며 보편적인 공감대를 형성하게 됩니다.
C. 평범함 속 비범함을 담는 두 감독의 시너지 박민수, 안건형 두 감독의 공동 연출은 이 영화의 독특한 색채를 완성했습니다. 박민수 감독은 구전 설화를 채집하는 과정을 담은 장편 다큐멘터리 ‘선상지'(2021)를 연출하며 보이지 않는 무형의 가치와 소외된 서사를 발굴하는 데 관심을 보여왔습니다. 이러한 서사 채집가로서의 감수성은 ‘일과 날’에서 평범한 사람들의 내밀한 목소리와 삶의 결을 섬세하게 포착하는 능력으로 이어졌습니다.
안건형 감독은 2008년부터 다큐멘터리 촬영 현장에서 경력을 쌓아온 베테랑 촬영감독이자, 실험적인 영상 작업으로 ‘SeMA-하나 미디어아트상’을 수상한 미디어 아티스트입니다. 그의 이력은 다큐멘터리의 본질인 ‘현실 기록’에 대한 깊은 이해와 더불어, 그 기록을 미학적으로 구성하는 뛰어난 시각적 감각을 겸비하고 있음을 증명합니다. 부산국제영화제 심사위원단이 “인물을 묘사하는 탁월한 시선과 화면을 구성하는 미학적 감각” 을 높이 평가한 것은 바로 이 두 재능의 성공적인 융합을 정확히 짚어낸 것입니다.
감독들은 “반복되는 하루 속에 깃든 삶의 리듬에 주목” 했으며, “결국 평범한 우리의 하루야말로 가장 특별하고 소중하다는 사실” 을 일깨우고자 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들의 카메라는 관찰의 도구이자, 동시에 평범한 삶에 보내는 존중과 경의의 표현인 셈입니다.
D. 우리 주변의 ‘아홉 개의 삶’: 노동의 스펙트럼 영화 ‘일과 날’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바로 영화에 등장하는 아홉 명의 평범한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배우가 연기하는 ‘등장인물’이 아니라, 자신의 일과 삶을 스크린 위에 기꺼이 내어준 실제 인물들입니다. 영화는 이들의 다양한 직업군을 통해 현대 한국 사회의 노동 지형도를 섬세하게 그려냅니다.
확인된 출연자 정보는 다음과 같습니다:
- 박인수: 마네킹 공장 장인
- 이승진: 재활용장 노동자 (재활용 플라스틱 분리 작업자)
이 외에도 영화에는 다음과 같은 다양한 직업군에 종사하는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대부분 이름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 염부: 자연의 순리에 따라 소금을 생산하는 전통적 1차 산업 종사자
- 양조장 직원/청년: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공간에서 일하는 젊은 노동자 (맥주 양조자)
- 전파사 노부부: 사라져가는 기술을 지키며 한자리를 지켜온 노년의 노동자
- 식당 주인: 자영업자로서 서비스업의 최전선에서 매일 손님을 맞는 인물 (반찬 가게 운영)
- 프리랜서 PD: 불안정한 고용 형태 속에서 창의적인 노동을 수행하는 현대적 직업인
- 사무직 종사자/여성: 현대 도시의 상징인 오피스 공간에서 지식 노동을 하는 인물 (외국어 학원 사무직)
- 육아휴직 중인 여성/워킹맘: 공식적인 노동 시장에서는 잠시 벗어나 있지만, ‘육아’라는 또 다른 형태의 강도 높은 노동을 수행하는 인물 (육아를 하는 부모)
- 캔 검수자
이러한 직업군의 선택은 결코 무작위적이지 않습니다. 염전의 1차 산업부터 공장의 2차 산업, 그리고 식당, 사무실, 미디어 분야의 다양한 3차 산업과 가사 노동까지, 이 아홉 개의 직업은 우리 사회가 어떻게 서로 다른 형태의 노동으로 얽혀 유지되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정교한 축소판입니다.
많은 출연자들이 섭외 과정에서 “저처럼 평범한 사람한테 촬영할 게 있을까요?” 라고 반문했다고 합니다. 영화 ‘일과 날’은 바로 이 질문에 대한 감독들의 진심 어린 대답입니다. 감독들은 “반복되는 하루 속에 깃든 삶의 리듬”과 “삶을 견디고 지켜내려는 단단한 의지”야말로 가장 촬영할 가치가 있는 비범한 것이라고 말하며, 그들의 카메라를 통해 평범함 속에 숨겨진 위대함을 증명해 보입니다.


3. ‘들리지 않는 음악’과 ‘삶의 터전’: 소리와 공간의 미학
영화의 분위기를 형성하는 중요한 요소는 바로 사운드와 촬영지입니다.
A. 하루의 노동이 연주하는 소리 (OST 분석) ‘일과 날’은 우리가 흔히 아는 OST 앨범이나 배경 음악이 두드러지는 영화가 아닙니다. 초기에 관련 자료에서 별도의 음악 감독이나 오리지널 스코어에 대한 정보를 찾기 어려워 감독의 의도적인 예술적 선택으로 비-화면 내 음악(non-diegetic music)을 배제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론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최근의 정보에 따르면 음악 감독으로 ‘정상인’ 님이 참여한 것으로 확인됩니다. 다만, 이 영화의 음악은 감정을 과도하게 유도하거나 분위기를 인위적으로 조성하는 방식이 아닙니다. 대신, 마네킹 공장의 기계 소리, 식당 주방의 분주한 소음, 사무실의 키보드 타자 소리, 염전의 바람 소리,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의 일과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아홉 명의 목소리가 바로 이 영화의 진정한 ‘사운드트랙’ 입니다. 정상인 음악 감독의 작업 역시 “등장인물들의 일상과 노동의 리듬을 방해하지 않도록 절제된 배경 음악으로 구성되어” 있고, “감정을 과도하게 유도하지 않고, 일상의 고요함과 노동의 단조로움을 강조하며 영화의 분위기를 뒷받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선택은 다큐멘터리의 리얼리즘을 극대화하고 기록된 순간들의 진실성을 보존하는 윤리적이고 미학적인 결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B. 노동의 지형학 (촬영지 분석) 구체적인 촬영지 주소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일과 날’에서 촬영지는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인물들의 삶이 뿌리내리고 있는 ‘삶의 터전’ 그 자체입니다. 염전, 마네킹 공장, 양조장, 재활용 공장, 전파사, 식당, 사무실, 집 등은 각 인물의 정체성을 규정하고 그들의 노동 방식을 결정하는 핵심적인 환경입니다.
영화는 인간의 신체와 노동 공간 사이의 관계를 시각적으로 탐구합니다. 좁고 낡은 전파사에서 노부부의 몸이 어떻게 공간에 적응했는지, 광활한 염전에서 염부의 움직임이 어떻게 자연과 조응하는지, 혹은 정돈된 사무실 공간이 사무직 여성의 노동 리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프레임 안에 담아냅니다. 이 공간들은 미학적으로 아름답게 꾸며진 장소가 아니라, 철저히 기능적이고 삶의 흔적이 켜켜이 쌓인 현실의 공간입니다. 영화는 전국 각지의 실제 노동 현장에서 촬영되었으며, 부산국제영화제 초청작이므로 부산 및 영남권 로케이션도 일부 포함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4. 흥행 가능성은? – 조용한 영화의 큰 울림
많은 독자분들이 독립 다큐멘터리 영화의 흥행에 대해 궁금해하실 텐데요. 상업 영화처럼 수백만 관객을 동원하는 블록버스터급 흥행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일과 날’은 독립/예술 영화계에서 이례적으로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으며, 이미 개봉 전부터 독립예술영화계에서 주목받고 있으며, 다양한 영화제 상영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습니다.
- 비평적 찬사: 영화는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비프메세나상 수상을 시작으로, 제24회 리스본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제50회 서울독립영화제, 제56회 비죵 뒤 릴 국제영화제 필름 마켓, 제22회 서울국제환경영화제 등 국내외 유수 영화제에 연이어 초청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습니다.
- 시대적 의미: 영화평론가들은 이 영화가 “사람과 노동, 사물이 놀랍도록 평등하게 담겨 있다” 고 평하며 “실로 반갑고 가슴 뭉클한 시선”이라고 표현했습니다. 또한, “반복된 일과, 어쩌면 인간다움을 느낄 마지막 보루”, “일해서 철학, 일하는 드라마”와 같은 평은 영화가 노동 행위 자체에서 인간의 본질과 철학적 사유, 드라마틱한 서사를 발견했음을 보여줍니다. 한 매체 리뷰는 이 영화가 미디어에서 쏟아내는 ‘도파민 중독’에 뇌가 절어 있는 관객들에게 ‘리얼 월드’를 응시할 기회를 제공하는 ‘해독제’ 가 될 것이라고 평했습니다.
- 독립 영화의 새로운 가능성: ‘일과 날’은 최근 독립 다큐멘터리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노동과 일상의 가치를 조명한 점에서 관객과 평론가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CGV 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 등 독립영화 상영관에서 주로 상영될 예정이며, 감독과의 인디토크, 박혜은 편집장과의 라이브러리톡 등 다양한 관객과의 만남이 예정되어 있어, 작품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러한 요소들을 종합해 볼 때, ‘일과 날’은 대중적 흥행보다는 비평적 성공과 독립/예술 영화 시장에서의 확고한 입지를 다질 것으로 보입니다. 자극적인 콘텐츠에 지친 관객들에게 진정한 ‘리얼 월드’의 가치를 재발견하게 하는 문화적 ‘카운터-내러티브’ 로서, 특별한 의미를 지니는 작품이 될 것입니다. 조용하지만 단단한 힘으로 관객의 마음속에 큰 울림을 남길 영화이기에, 틈새시장에서 꾸준히 관객을 모을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5. 결론: ‘일과 날’이 남기는 파문
영화 ‘일과 날’은 극적인 사건이나 갈등 구조에 의존하는 대신, 묵묵하고 성실하게 축적된 시간의 힘으로 관객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하는 관조적 다큐멘터리의 높은 경지를 보여줍니다. 이 작품의 가장 큰 성취는 평범한 일상이야말로 가장 비범한 서사이며, 반복되는 노동 속에 삶의 철학과 인간의 존엄이 깃들어 있음을 성공적으로 증명해냈다는 점에 있습니다.
초연결과 과잉 자극의 시대에 ‘진짜 세계(Real World)’의 가치를 되묻는 중요한 문화적 메시지를 던지는 이 영화는, 관객의 시선을 화려한 스펙터클에서 우리 주변의 소박한 삶으로 돌리게 함으로써 세상을 지탱하는 수많은 보통 사람들의 ‘진심’과 성실한 노동의 가치를 재발견하게 할 것입니다.
‘일과 날’은 지극히 평범한 것을 세심하게 기록함으로써, 실은 가장 거대하고 기념비적인 것, 즉 단순하고 고되지만 끝없이 이어지는 하루의 노동 앞에서 꺾이지 않는 인간 정신의 회복력을 드러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오는 2025년 7월 16일 개봉하는 영화 ‘일과 날’을 통해 여러분의 하루가 얼마나 특별하고 소중한지 다시 한번 느껴보시길 바랍니다!